안녕하세요. 해파입니다.
오늘은 제가 외국에서 살던 시절의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이유는 이 기사를 보고 너무 걱정이 돼서요.
http://www.nspna.com/news/?mode=view&newsid=433878
박주민 의원, ‘전·월세 계속거주 보장법’ 발의(정치/사회) - NSP통신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서울은평갑)이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전·월세 등 세입자의 ‘계속거주권’을 보장하고 인상률 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 등이 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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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외국에서 지내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월세가 월 200만 원이었습니다. 집 크기는 한국의 30평 정도 되었던 거 같습니다.
한국처럼 집의 구조가 잘 빠지진 않아서, 공간 활용은 덜 효율적일 수밖에 없는 집이었습니다.
아주 낡고 동네가 많이 슬럼화 되어있어 밤에 걸으면 너무 무서운 동네가 있었습니다.
그 동네는 월세가 100만 원 선이었습니다. 당연히 그 지역엔 한국사람은 살지 않았습니다.
제가 유별나서 호화롭게 살려고 200만 원 집에 사는 건 아니었고, 한국인들이 사는 평균적인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아이가 있는 집들은 200만 원에서 많게는 250만 원 월세를 내고 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매달 고정비로 나가는 이 월세가 얼마나 아까웠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외국에 살면서, 이 월세(주거비)를 본인이 다니는 회사로부터 지원을 받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삶의 질이 극명하게 달랐습니다.
어는 지역의 월세의 차이는 지역의 수준 차이, 그리고 고소득 직장이 가까운 지역으로 나눠졌던 거 같습니다.
비슷한 예로 미국의 실리콘밸리의 연봉이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집 월세도 어마어마하게 비싸고 지역 물가도 비싸다는 건 매우 유명한 이야기이죠.
외국에 꽤 오래 지내면서 한국의 주거비가 (상대적으로) 굉장히 싼 거구나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제가 20대~30대 초반까지만 해도, 집 값이 너무 비싸고 전세금이 오르는 것에 너무 불만이 많았습니다.
헬조선에 격한 공감을 하면서 말이죠. 이것이 얼마나 우물 안의 개구리 같은 발상이었는지 외국에 나와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세상을 바로 보는 시선이 엄청나게 바뀌었던 거 같습니다.
많은 부정과 약간의 분노가 가득 찼던 시선은 다소 긍정적으로 바뀌고, 그런 시선으로 세상을 보니 조금씩 삶의 희망과 제 꿈을 향한 용기가 생긴 계기가 된 거 같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가 생각만큼 헬조선은 아니라는 것은 주거비 측면만은 아닙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지금 글의 핵심은 아니니 더 이야기는 안 하겠습니다.
글 도입에서 걸었던 링크의 기사는 민주당의 박주민 의원을 대표하여 약 20명 정도 분이 공동 발의한 내용인 듯합니다.
다른 의원도 법안 발의를 했는데 내용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크게 다르진 않더군요.
이 뉴스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유튜브와 카페에서 이야기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많이 싸우시기도 하고요.
하지만 의견이 대립하는 두 집단의 공통점이 있더군요.
'전세 가격은 최소한 당분간은 오를 것이다. 그리고 법안 발의 후엔 서서히 전세는 줄고 결국 없어져 월세 시대가 될 것이다.'
전세는 우리나라만 가진 제도입니다.
전세가 있었기에 주택 시장에 대한 월세가 매우 작았던 나라가 우리나라였죠.
전세가 있었기에 임차인들의 거주비가 저렴한 나라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올라가는 전세금을 보며 욕을 하던 시절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저렴한 주거비를 가진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저는 수년간 임차인으로 살았습니다. 집 있으니 그런 말 하지라고 생각 말아주세요.).
전세가 지금까지 존재하고 월세보다 월등한 대세였던 데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어서입니다.
임대인은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전세금으로 투자를 하여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겁니다. 그게 자본주의 논리죠.
그런데 이제 전세는 메리트가 없어질 겁니다.
임차인은 요구하면 최소 4년은 거주가 가능합니다. 세팅된 전세금은 5%밖에 올려지지 않습니다.
전세금을 받는다 한들 임대인 입장에서는 족쇄 같은 느낌입니다.
전세를 줘봤자 임차인에게 휘둘립니다. 내 권리는 없습니다.
그리고 받은 전세금을 은행에 넣어봤자 이자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세입자에게 다시 줘야 할 돈이니 이것을 주식으로 사자의 심장을 가지고 투자하는 사람은 적습니다.
그럴 거면 차라리 월세를 줄 겁니다.
그런데 주택으로 받는 월세도 세금을 뗍니다. 은행이자+세금을 커버하고 수익이 나는 월세로 세팅이 됩니다.
그리고 어차피 5% 밖에 못 올리고 세입자의 권리가 너무 세니,
월세를 초반에 높은 월세로 계약하려 합니다. 이것이 4년마다 반복됩니다.
당장은 아닐지라도 시간의 문제이지 전세는 점점 줄고 월세가 대세가 될 겁니다.
제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되면, 그때는 월세의 세상이 되어 있을 겁니다.
제 아이는 월세로 몇 백만 원씩 매달 내가며 지낼 겁니다. 제 아이는 결혼하고 애들 키우기에 더 빠듯하고
노후 준비에도 더 빠듯할 겁니다. 국민연금은 받을 수 있을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할아버지가 됐을 때도 이미 연금 고갈 수준이라는데 제 아이들은 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인 건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어떤 규제가 생길 때마다 다른 부작용이 생기는 것을 우리는 많이 보았습니다. 이 부작용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 청구건은 부작용이 없을 거란 믿음을 가지는 건 어리겠은 일입니다.
우리는 너무 대한민국 안만 쳐다보며 잘못된 시선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나라, 특히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서 하는 제도이면 무조건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큽니다.
예전에 제가 높은 전세가만 생각했지, 그것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주거비를 형성시켜준 배경임을 몰랐던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링크의 기사처럼 해외에 일반화된 제도라는 이유로 지금 우리의 제도보다 괜찮겠지 하는 생각처럼요.
전 제 아이가 매달 월급의 절반 가까이를 월세로 내가며 사는 세상이 되는 것이 싫습니다.
그 고통을 저희 어른들이 만들까 봐 무섭습니다.
그럼 모두 좋은 밤 보내시고요. 새벽에 감성에 취해 글을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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